일제강점기 일본 경찰에 의해 작성된 사할린 조선인 강제징용자 명부가 발견됐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6∼8월 러시아 국립사할린문서보관소 등을 방문한 한국외대 방일권 교수를 통해 최근 '행정수사서류철'·'각종 요시찰인 명부'·'시리토리광산 회사직원 명부' 등 7종의 문서를 입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일본 경찰에 의해 작성된 이 문서들에는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4천200여명과 탈출한 조선인 2천여명의 이름과 본적, 생년월일, 용모 특징 등 인적사항 등이 담겼다.
또 홍도·한위건 선생 등 독립운동가 1천200여명이 사할린에 갔을지도 모르니 소재를 확인해 달라는 일본 경찰의 요청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사할린 현지에서 자료 11만건을 열람해 이 가운데 조선인과 관련된 자료 1만건을 복사·필사해 입수했다고 전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사할린으로 끌려간 조선인이 3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일본이 작성한 공식 명부가 공개되는 것은 최초"라며 "지금까지 강제징용 증거가 없어 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한 유족들에게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의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할린 징용 조선인은 '순응적'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이번 기록을 통해 2천여명이나 탈출이라는 '투쟁'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