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달라지겠다는 KBS,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 가능할까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12-22 08:48 수정 2014-12-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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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본관의 한 스튜디오, 스태프들이 마이크와 무대 조명, 사운드 등을 체크하느라 분주하다. KBS가 제작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명을 적어 놓은 보드가 녹화장 무대 위에 설치돼 있고, 가운데는 LED 전광판을 통해 개편과 관련된 영상이 흘러나온다. 회의실에서 개최했던 앞선 개편 설명회와 달리 스튜디오를 사용해 마치 프로그램 녹화를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화려하게 단장한 모습에 ‘시작부터 뭔가 좀 달라지려나’라는 강렬한 느낌을 줬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하고자 하는 KBS의 취지가 돋보였다. 2015년 KBS TV 프로그램 대개편 설명회 일부 광경이다.

공영방송 KBS가 2015년을 맞아 사상 최대 대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7월 조대현 사장 취임 후 첫 개편인만큼 달라질 KBS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취임 당시 “KBS가 왜 필요한지 시청자들이 느끼도록 만들겠다.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밝힌바 있기에 공영성과 신뢰를 읽은 KBS가 어떤 방향과 취지로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KBS는 광복 70년, 미래 30년 100년의 드라마라는 방송지표 아래 내년 개편 키워드로 ‘힐링’ ‘소통’ ‘지적 호기심’ 등 3가지로 정했다. 이러한 개편 방향에 따라 총 25개(1TV 13개, 2TV 10개)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8개(1TV 3개, 2TV 5개)의 프로그램을 리모델링 했으며 총 21개(1TV 15개, 2TV 8개)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개편을 통해 돋보이는 것은 다양한 오픈존을 형성한 것이다. 1TV는 명품역사 앙코르존(월~금, 13시~13시 55분), 나눔존(토, 18시~19시), 아젠다존(토, 1시5분~4시50분) 등을 만들었다. 2TV는 돌연변이존(금, 21시30분~24시30분)을 탄생시켰다. KBS는 해당시간대에 그 오픈존색깔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탄력적으로 편성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돌연변이존의 경우 취지는 좋으나 내부적인 갈등과 불만이 거세 이를 잠재우는 것이 우선시 돼야할 듯하다. 100년의 드라마를 만들어가겠다는 KBS가 드라마 콘텐츠 발전의 시초이자 그 힘인 단막극 편성을 아예 없애고, 간간히 돌연변이존을 통해 편성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 예능에 무게를 싣고 시사에 다이어트를 감행,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으로 내부적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그간 베끼기 프로그램 논란을 받아온 KBS가 이번에도 타 방송국의 영향을 받은 듯한 편성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오진산 센터장은 "KBS가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980년대 ENG가 들어온 뒤 프로그램이 진화하기 시작했고, 이후 유료방송 등에 퍼져있다. 모든프로그램은 KBS에서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하며 발끈했다.

정말 구시대적인 낡은 사고방식이 아닐수 없다. ‘청출어람’이라는 고사성어에서 알 수 있듯이 스승이 제자의 성장을 인정해야 그 이상의 발전이 존재한다. KBS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스스로 밝힌 꼴이다. 윗세대가 아랫세대의 뛰어남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태생만 운운하고 있다. 스스로의 가치판단과 그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할 때다. 외형만 화려하고 그럴싸한 KBS가 아닌 탄탄한 기획과 다양성, 신뢰가 공존하는 프로그램으로 KBS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 공영방송의 제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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