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년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함께 초청받은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이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기념식 참석과 관련, 러시아 측의 초청을 받았지만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또 남북 정상회담과 같이 큰 이슈를 타국을 통해 성사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마련한 외교적 이벤트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대북관계에 있어 러시아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청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도 큰 변수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미·중·일을 포함한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의 경우 유학파에다 최근 국제사회의 압박에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펴왔다는 점에서 참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