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중국판 실리콘밸리 요람으로 떠올라

입력 2014-12-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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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있는 항저우, 새 IT허브로 부상…마윈, 지난달 1600명 퇴직 직원 초청해 창업 독려하기도

▲마윈 알리바바 회장(가운데). 블룸버그

알리바바가 중국판 실리콘밸리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로 대박이 난 알리바바 직원들 사이에서 스타트업 창업 열기가 불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중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올 들어 9월까지 81억 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억 달러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같은 기간 373억 달러의 벤처투자가 이뤄진 미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성장세는 무섭다. 특히 알리바바가 탄생한 인구 800만명의 항저우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 이어 중국의 새 IT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하이 소재 GGV캐피털의 제니 리는 “올해 우리가 실시했던 투자 20건 가운데 약 3분의 1을 항저우가 차지했다”며 “이는 지난해 항저우 쪽 투자가 한 건도 없던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항저우의 벤처기업들은 주로 전자상거래나 지역 기반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 금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모두 알리바바가 다루는 사업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항저우가 중국 IT허브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알리바바 설립자인 마윈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통신은 전했다.

1999년 항저우에서 알리바바를 시작한 마 회장은 상당수 회사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거나 은퇴자들에게는 퇴직금 명목으로 주식을 지급했다. 알리바바 측은 몇 명의 직원들이 주식을 받았는지, 또 얼마나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직원 중 상당수는 보유주식 가치가 100만 달러를 넘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중소 도시의 월급쟁이가 순식간에 주식부자가 된 셈이다.

지난달 마 회장은 1600명의 전직 직원들을 항저우 본사로 초청해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업을 시작해보라고 당부했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쑨수이화는 “마 회장은 우리가 부자가 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 헛되이 돈을 쓰지 않기를 바랐다”며 “우리가 재산을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쑨은 이미 500만 위안(약 9억원)을 투자해 유아용 안전제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 그녀는 “항저우는 기업을 설립하기가 쉽고 알리바바 동료와의 네트워크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곳에서 쇼핑몰을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창업에 대한 낙관론에 가려진 인터넷 업계의 버블 리스크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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