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가 지난 22일 방송에서 코마 상태에 빠진 박정환(김래원)을 둘러싼 인물들을 밀도 있게 묘사하며 탄탄한 전개를 이어나갔다.
지난 방송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의사 장민석(장현성)의 침상에 누워 뇌수술을 받기로 한 정환은 그러나 이날, 코마 상태에 빠지는 충격적 수술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정환의 혼수상태가 이어짐에 따라 인물들이 보인 반응이 서로 달랐는데, 이는 세진자동차 비리사건의 결정적 증언자인 양상호 연구원(류승수)의 죽음과 맞물리며 극명하게 표출됐다.
양상호 연구원이 자신을 꺼내준 이가 이태준이 아닌 윤지숙 법무부장관(최명길)임을 알게 되면서 거액을 받아 외국으로 도주할 계획을 내비쳤고, 이태섭(이기영)이 이를 거절하는 과정에서 양상호 연구원이 추락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신하경(김아중)에 의해 목격되며 검찰의 양대 산맥인 이태준과 윤지숙 세력이 총력전을 펼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코마상태에 빠진 박정환의 처지가 인물들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다. “내 관을 들어줄 사람”이라며 박정환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보였던 이태준이 신하경을 양상호 연구원 사망사건의 목격자가 아닌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하는 결단을 내렸다. 형이 연루된 사건 앞에 이태준은 결국 핏줄을 택하며 박정환의 전 부인을 희생 제물로 만들고 말았다. 또한 이태준의 최측근을 자처하다 좌천된 조강재(박혁권)가 다시 신임을 얻고 박정환의 빈자리를 채우는 등 살벌한 권력암투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반면 신하경은 전 남편의 코마 소식을 듣고 그가 반드시 깨어날 것을 믿음으로 응원하는 동시에 다시 살아나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인물들의 적나라한 민낯이 드러나며 인물 관계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박정환과 신하경의 과거 모습을 통해 이들이 현재 애증의 관계로 돌변하게 된 이유 또한 밝혀졌다. 지방 지청을 떠돌며 미래 없는 시절을 보내던 박정환에게 신하경이 프러포즈 해 행복한 결혼생활이 이어지지만, 이후 박정환이 성공을 위해 이태준의 손을 잡으며 두 사람이 갈라서게 된 사연이 드러난 것. 이 같은 모습은 정환이 수술대 위에 누워 생사를 오가는 과정에서 눈물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지며 인물에 대한 이해도와 연민을 더욱 자아냈다.
이 같은 과정을 그려나가며 ‘펀치’는 3회에서 역시 인물들 사이의 첨예한 갈등과 휘몰아치는 전개를 쉼 없이 이어나갔다. 양상호 연구원 사망 사건을 계기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이태준, 윤지숙 두 세력과 신하경을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만든 조강재의 무서운 조작능력 등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더불어 권력을 쫓는 인물군상의 생생한 묘사 등 ‘펀치’ 3회는 치밀한 사건 전개로 꽉 채워지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