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전용' 핵심인력 장기재직 지원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기존과 달리 기술인력 외에도 생산ㆍ마케팅 등 전 분야의 핵심인력으로 범위가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시중은행의 역마진 문제와 보수적인 중견기업들의 가입 유치 문제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중소기업청과 하나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제3기 희망엔지니어 적금'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희망엔지니어 적금은 중소·중견기업 핵심 기술인력의 장기재직 지원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지난해 1월 출시된 바 있다. 올해 6월까지 제2기 모집을 마친 상태다.
제3기부터는 가입대상을 기술인력 외에도 기업이 추천하는 전 분야의 핵심인력으로 확대되며, 대상기업은 중소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 중심으로 바뀐다. 가입금액도 기존엔 10만원부터 50만원까지였으나, 제3기부터는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되며 기업과 근로자 매칭비율도 자율화된다. 희망엔지니어 적금은 기업과 핵심인력이 5년 이상 장기근로를 조건으로 매칭 적립하면 만기시 적립된 원리금 전액을 핵심인력이 받는 방식이다.
희망엔지니어 적금은 민ㆍ관 협업 프로그램으로 적금 가입기업에 대해 정부는 '월드클래스300(World Class 300) 프로젝트' 등 R&D, 디자인, 지적재산권 분야 등 정책사업 신청시 우대한다. 또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최고 수준의 우대금리(최대 4.05%, 급여 이체시)를 적용한다.
중기청이 희망엔지니어 적금을 이 같이 개편한 것은 올해 출범한 중소기업 전용 장기재직 지원 프로그램인 '내일채움공제'와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제2기까지 희망엔지니어 적금은 중소ㆍ중견기업 대상이었지만 내일채움공제가 출범하면서 중소기업 부분을 떼주게 됐다. 가입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중소기업이 떨어지면서 정체성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중견기업 전용으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희망엔지니어 적금을 사업 초기부터 함께 해 온 하나은행이 꾸준히 '역마진' 상황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저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중은행 최고 수준의 우대금리 적용은 은행 입장에선 적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이지만 손해를 보면서까지 계속 협력하기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올 초엔 희망엔지니어 적금 폐지까지 논의됐을 정도로 사업 근간이 안정적이지는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중기청은 지난 23일 하나은행 본사에서 제3기 희망엔지니어 적금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하나은행ㆍ한국산업기술진흥원ㆍ한국중견기업연합회ㆍ월드클래스300기업협회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