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연말연시 개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해 장관급 6~7명 정도를 교체하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우선 교체 대상으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꼽힌다. 정 총리는 후임 총리를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임기가 연장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관리형 총리대신 국정주도형 총리를 임명해 정부 개혁의 총대를 멜 적임자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관 중에서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각 대상 1순위다. 최근 ‘땅콩 회항’ 조사 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데다 부동산 대책 등 경제 살리기 최우선 부처임에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KB사태 책임 등으로 눈밖에 난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 소문도 무성하다.
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정권 출범 초부터 부처를 이끌어온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도 개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이 단행되면 후임으로는 정치인 출신이 대거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정권 중반기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중진의원 출신들처럼 인사 잡음이 적고 추진력 있는 인물이 적임자란 점에서다.
실제 차기 총리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거론되는가 하면 해수부 장관에 친박계 유기준·윤상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청와대 개편 여부도 관심사다. 최근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교체 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대다수의 여권에선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어 온 문고리3인방을 내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전향적으로 개편을 진행해도 김 실장과 일부 수석을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투데이’와 만나 “개각을 한다면 청와대 개편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문고리3인방을 자르란 건 대통령의 수족을 모두 자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카드를 꺼낼 것 같다. 그 카드는 최소한 비서실장 교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