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비트코인 인기 ‘폭발’

입력 2014-12-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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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으로 인정…거래량 크게 늘어

러시아 국민들이 폭락한 루블화의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찾고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국가 경제가 위기로 내몰리고 자국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사람들은 현물을 찾는다. 예전 같으면 러시아 국민들은 금이나 부동산 자산에 매달렸을 것이다.

이번 루블화 폭락 사태에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목록에 포함됐다. 러시아가 비트코인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비트코인의 자산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기 때문.

24일 비트코인 거래 정보 사이트인 비트코인차트닷컴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던 지난 16일 루블비트코인 간 거래량은 최근 30일 평균 거래량보다 250% 늘었다. 이는 지난 일 년 사이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국가부도 위기에 놓였던 키프로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키프로스에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불안정한 화폐의 헤징(hedging) 수단 중 하나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입증한 셈이다.

흔히 한 국가가 경제위기에 처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고 내국인 역시 안전자산을 좇아 달러 수요가 급증한다. 하지만 키프로스와 러시아의 사례에서 보듯 달러의 대체수단으로 디지털 화폐가 인기를 얻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온라인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고 거래 수수료가 적어 구하기 힘든 달러의 대안 화폐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 비판론자들이 화폐로서의 문제를 지적한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비트코인이 화폐의 특징인 가격 안정성이 없어 자산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러시아와 키프로스 국민들은 비트코인이 오히려 기존 화폐보다 가격 안정성이 높은 자산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금융시장이 불안해짐에 따라 러시아 국민들이 ‘세이프 헤븐’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러시아 당국이 직접적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으나 점차 불안이 커지면 (루블화 헤징에 대해) 제재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기 비트허브 기자 henrykim@bith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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