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새 시대가 열렸다. 초고화질(UHD) 방송이 올해 본격 상용화되면서다.
새로운 시대를 연 업계는 자금력이 넘치는 통신사나 지상파가 아니라 케이블이었다. 이들은 공동으로 UHD 상업 방송 전용채널 유맥스(UMAX)를 만들고, 4월 10일 첫 송출하며 우리나라 방송사에 한 획을 그었다.
처음에는 UHD 방송에 대한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게 사실이었다. UHD TV의 가격이 300만~50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콘텐츠 종류가 워낙 빈약해 UHD 방송은 시기상조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아 상황은 바뀌었다. 이동통신 3사가 UHD 방송에 뛰어들며 콘텐츠 확보 경쟁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케이블 업계는 IPTV 때문에 케이블 가입자 절반을 잃은 만큼, UHD 방송에선 결코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콘텐츠 확보에 상당한 투자를 감행했다. 아울러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자체 제작도 진행하고 있어, UHD 콘텐츠의 양적·질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붐을 일으킨 해외직구도 UHD 방송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 UHD TV를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면 10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다는 점이 가격 경쟁을 일으켰고, 이는 UHD TV와 방송 보급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수많은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는 케이블사와 이통사의 질주를 멀뚱히 쳐다만 봐야 했다. UHD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서는 700㎒ 대역 확보가 필수인데, 이통사들 역시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700㎒ 대역 확보가 필요하다고 나선 것이다.
일단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의 경우 700㎒ 대역이 없어도 다른 주파수로 트래픽 폭증을 해소할 수 있지만, 지상파는 700㎒를 확보하지 못하면 UHD 방송을 송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지상파에 배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