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서 '돈벼락'…20대 현금 800만원 뿌려

입력 2014-12-30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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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29일 대구에서 한 20대 남성이 5만원권 지폐 800여만원을 도로 위에 뿌리는 일이 일어났다.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2분께 안모(28·무직)씨가 달서구 송현동 인근 서부정류장 앞 왕복 8차로에 난 횡단보도를 걸어가다가 5만원권 지폐 160여장을 뿌렸다.

도로에 떨어진 돈을 줍기 위해 행인, 차 운전자 등 수십 명이 몰려들어 잠시 교통 혼잡을 빚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5분여 뒤 현장에서 안씨를 붙잡았다. 당시 그는 5만원권 지폐 760여장(3천800여만원)이 든 가죽 가방을 앞으로 메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안씨가 뿌린 돈이 모두 사라진 뒤여서 단 한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결과 뚜렷한 직업이 없는 안씨는 고물상을 하는 부모가 차를 구입하라고 준 돈 1천100만원,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현금 등 모두 4천700만원을 최근 통장에서 인출했고, 이날 이 돈을 가방에 넣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내가)돈을 많이 갖고 있는 사실을 알면 다른 사람이 날 죽일 것 같아 길거리에 (돈을)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씨 부모는 경찰에서 "아들이 최근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입원시키려 했지만 거부했다.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찍은 CCTV 등이 없어 누가 돈을 가져갔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씨가 스스로 자기 돈을 뿌렸기 때문에 주워간 사람들을 절도 등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돈을 뿌린 안씨는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고 정신질환도 있어 부모에게 인계했다"며 "가방에 남아있는 현금도 부모에게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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