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에서 건강한 줄기세포가 정상적으로 분열할 때 무작위로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각종 암 발생 원인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키멜암센터 버트 보겔스타인·크리스티안 토마세티 박사팀은 1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줄기세포 유전자 변이와 환경 요인, 유전 요인이 31가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모델로 분석한 결과, 줄기세포 유전자 변이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논문들을 분석해 머리, 폐, 피부 등 인체 31가지 조직에서 일어나는 줄기세포의 분열 횟수를 계산하고 이를 각 조직의 암 발생률과 비교해 줄기세포 분열 횟수와 암 발생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인체 조직에서는 줄기세포가 계속 분열하면서 자연적으로 사멸하는 세포 등을 보충하는데 분열할 때 DNA 변이가 생기면 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기세포 분열이 많을수록 암 관련 돌연변이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변이가 암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보겔스타인 박사는 "모든 암은 불운(돌연변이)과 환경, 유전 요인이 겹쳐 발생한다"며 "이 연구는 이 세 요인이 암 발생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수치로 파악하는 통계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결과 각 조직에서의 줄기세포 분열 횟수와 암 발생 위험 간 상관 계수는 0.804로 나타났다. 상관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둘 사이의 연관성이 크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런 상관 계수는 줄기세포 분열이 많은 조직일수록 암 발생 위험이 크다는 의미라며 통계적으로 암 발생 위험의 65% 정도를 그 조직의 줄기세포 분열 횟수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31가지 암 중 두경부암, 식도암, 흑색종 등 22가지는 줄기세포 분열 횟수가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흡연성 폐암과 결장 샘암종 등 9가지는 줄기세포 분열 횟수와 환경, 유전 인자가 함께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보겔스타인 박사는 "담배 같은 발암인자에 노출되고도 암에 안 걸리고 장수하는 사람은 '좋은 유전자' 덕분이라고 여기는데 사실은 그들 대부분이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암을 퇴치하는 최고의 방법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