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위안부 피해자 구술기록 영문판 발간

입력 2015-01-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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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 사실을 생생하게 담은 구술기록집 ‘들리나요? 열두 소녀의 이야기’ 영문판(‘Can you Hear Us? : The Untold Narratives of Comfort Women’)이 지난달 31일 발간됐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영문판 구술기록집을 미주 한인교포와 미주 지역 도서관, 주요 인사 등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앞서 위원회는 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 규명을 위해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한글판 구술기록집을 2013년 2월 발간했다. 이번에 나온 영문판 기록집은 미국 뉴저지주 소재 한인 사회적 기업인 ‘미디어 조아(Media Joha Ltd)’측에서 번역을 하고 감수까지 거친 것이다.

기록집에는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12명의 피해 여성과 이들을 위해 활약한 인권운동가의 구술내용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

기록집에 따르면 강도아 할머니는 ‘장녀로서 돈을 벌어 집안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에 낯선 남자를 따라나섰다가 대만과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됐다. 주인은 집으로 돈을 부쳐주겠다고 했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강 할머니는 피해의 충격으로 대만에서 겪었던 일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기록집에 수록된 대부분 피해자는 취업 사기에 속아 낯선 이를 따라갔다가 하얼빈, 싱가포르,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에 군 위안부로 넘겨졌다. 피해 여성들은 임신 중절 수술을 받거나 중병을 얻었고 ‘차라리 죽는 게 편했다’고 회상할 정도로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다.

위원회는 비교적 기억이 선명해 본인의 피해 내용을 직접 진술한 할머니들을 선정해 기록집에 그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록집에는 위안부 동원 당시부터 귀국까지의 상황, 귀국 후 생활고와 신체·정신적 후유증 등 피해사실만 전달했다. 강도아 할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구술자의 이름은 알파벳 기호로 적었으며 피해자의 동원 전 거주지나 동원 지역 등도 시·도 단위까지만 기재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에 각별히 신경 썼다.

기록집에 수록된 피해 여성 12명 가운데 11명은 2005년 위원회에 신고하면서 피해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나머지 한 명은 2012년에야 여성가족부에 피해자등록을 신청했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기록집에는 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해 1990년부터 활동해 온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김문숙 회장의 구술자료도 실렸다. 김 회장은 군 위안부 피해신고 전화 개통, 피해 생존자 발굴, 정부 지원정책 수립 등에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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