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했지만 공격진 구축 과제는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처음이자 마지막 모의고사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의 자책골과 이정협(24·상주 상무)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에는 이근호(30·엘 자이시)를 투입했다. 좌우 측면에 손흥민(23·레버쿠젠)과 조영철(26·카타르 SC)을 뒀고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26·마인츠 05)을 선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엔 박주호(28·마인츠 05)와 한국영(25·카타르 SC)을, 포백은 김진수(23·호펜하임)-장현수(24·광저우 푸리)-김주영(27·상하이 둥야)-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를 투입했다. 골키퍼는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나섰다.
이번 평가전의 최대 관심사는 공격진이었다. 이동국(36·전북 현대)과 김신욱(27·울산 현대)은 부상, 박주영(30·알 샤밥)은 부진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 조영철, 이정협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정협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적지 않은 팬들은 이정협이 박주영을 제치고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합류했을 때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정협은 이번 평가전에서 제 몫을 다해줬고 슈틸리케팀은 또 하나의 공격옵션을 확보했다. 반면 이근호와 조영철은 상대 수비수에 밀리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장 완장을 찬 구자철과, 기성용의 대안으로 내세운 박주호-한국영도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펼치며 전반 종료 후 교체아웃됐다. 손흥민의 몸상태는 가벼웠다. 전반 17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중거리슛을 비롯해 전반 23분, 전반 37분 등에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남태희는 활발한 움직임과 빠른 침투로 사우디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체적으로 팀원들이 하나가 돼 경기를 풀어갔다기 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하는 모양새였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마친 축구대표팀은 10일 오만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이어 13일 쿠웨이트와 경기를 갖고 17일 개최국 호주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