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가는 하나·외환銀 통합작업…실마리 못 찾는 노사

입력 2015-01-05 10:21 수정 2015-01-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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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기일 한 달 연기… 외화은행 노조, 쟁의행위 투표 가결 촉각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이 좀처럼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 간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초 예정됐던 합병기일까지 연기되면서 통합과정에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통합승인 조건인 노조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바라던 2월 통합 추진마저 모두 물 건너가면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노사 이견차 여전… 합병기일 연기 = 지난해 11월 말부터 매일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통합협상대표단은 최근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의 모든 쟁점사항에 대해 구두 합의를 이뤄냈다. 통합 추진을 위한 사전협상 단계인 1차 합의문이 확정되면 인사나 임금 등 실질적인 내용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속 합의를 두고 양측의 갈등이 다시 증폭되면서 합의문 논의가 표류, 현재로선 1차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로즈)텔러 정규직 전환 합의 이행’등 행내 현안에 대해 은행 측이 수용하기로 사전 합의했지만 은행 측이 갑자기 서명을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정규직 전환 문제는 외환은행 노사 간에 임금단체협상 사안으로 통합 후에 같이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당초 ‘협상기간 중 IT통합 등 추가적인 절차 잠정 중단’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지주는 IT통합 등 향후 중요한 통합 절차를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해 진행한다’고 지주 측과 합의했지만 지주 측은 합의문과 관계없이 통합절차를 진행하겠다며 합의를 번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통합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으면서 전체 통합추진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합병기일을 오는 2월 1일에서 3월 1일로 변경한다고 지난해 12월30일 공시했다. 주주총회 예정일도 이달 2일에서 오는 29일로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외환은행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최근 외환은행 노조 쟁의행위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대한 실마리 찾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수익성 악화일로… 김정태 회장 노조 품기 해법은 = 김정태 회장이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를 깨고 조기통합을 강행한 이유는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길이 통합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외환은행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2694억원, 당기순이익은 22.6% 줄어든 2037억원이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1.49%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외환은행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한 1622억원, 순이익은 26.9% 감소한 1315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 NIM은 외환카드 분사 여파로 전 분기 대비 0.14%포인트 하락한 1.9%로 집계됐다. 외환카드를 포함할 경우 외환은행의 NIM은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2.05% 수준이다.

김 회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해 7월 조기통합 의사를 내비친 후 통합 하나카드, 하나·외환은행 중국 통합법인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는 등 통합작업을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하나금융은 양행의 차질 없는 통합진행과 혼선 최소화 등을 고려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하나·외환은행 임직원들은 지난 1일 을미년 새해를 맞아 북한산에서 성공적인 통합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노조와의 협상은 돌파구를 못 찾고 있다. 금융당국은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통합 승인을 내준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노조와의 간극을 좁힐 묘수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통합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되면서 김 회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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