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다 숨진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4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로 양승봉 베트남 롱안 세계로병원 외과과장이 5일 선정됐다.
양씨는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네팔의 탄센병원과 파탄병원, 베트남 등에서 15년간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군의관 시절 외교선교를 하던 미국인 의사의 강연을 계기로 “나눔의 삶을 이어갈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병원을 그만둔 뒤 1993년 네팔로 향했다.
가족과 함께 네팔에 도착한 그는 의료 선교사로 활동하며 현지의 의료보험제도 도입에 주력했다. 한국의 시민단체와 네팔 인구보건부 등과 함께 의료보험제도 정착에 힘 쓴 결과 현재는 5~6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씨는 “질병과 고통마저 대물림되는 사회에서 의료보험 도입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의료보험제도를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네팔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등 네팔 의학계에 많은 공을 쌓았다. 현재는 위암 전문가로써 의사로서의 권위도 인정받았다.
의료봉사를 마치고 2010년 가족과 함께 귀국한 양씨는 국내에서 의사 생활을 이어가다 또다시 봉사의 삶을 찾기 위해 2013년 베트남으로 떠났다. 이후 베트남 롱안에 있는 세계로병원에서 현재까지 외과과장으로 근무하며 현지 월남전 고엽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세계로병원은 국내 종교단체에서 설립한 선교의원으로 고엽제 환자와 형편이 어려운 현지인, 한국 교민 등으르 대상으로 무료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병원이다.
한편 이태석기념사업회는 오는 13일 부산시청에서 양승봉씨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하고 다음날인 14일에는 이태석 신부 선종 5주기를 맞아 영화 ‘울지마 톤즈’ 재상영, 의료봉사, 이태석 신부 생가 탐방 등의 기념행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