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변호사,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입력 2015-01-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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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영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

지난해 9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번호 2만번을 부여 받은 변호사가 탄생했다. 고(故) 홍재기 선생이 제1호 변호사로 등록한 때가 1906년,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6년에 제1만호 변호사가 배출됐다. 그리고는 불과 8년 만에 제2만호 변호사가 배출된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이 재작년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전국 변호사 3725명 중 연간 수입이 2400만원 이하인 변호사가 17.2%인 640명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200만원도 못 버는 변호사 비율이 2009년 14.4%, 2010년 15.5%, 2011년 16.1%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대형로펌도 사정이 좋지는 않다. 소속변호사에 대한 해외연수 등의 복지 혜택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고, 급여도 동결 내지 감축되고 있는 사실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변호사 수의 극적인 증가가 업계에 양극화 바람을 가져올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런 양극화가 법률시장의 전반적인 하향 평준화와 함께 찾아올 것까지 예상치는 못하였기에 대형로펌들도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자, 이런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것인가?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그 동안 천수답(天水畓)식 영업을 해온 게 사실이다. 아무런 관개시설 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만 의존한 양 소송사건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려온 것이다. 변호사들이 늘 이렇게 해오다 보니 의뢰인들이나 가망고객들도 ‘변호사 업은 본래 이런 것’인 줄로만 알아왔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이런 말을 남긴 바 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A lot of times,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이는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기보다는, 해당 업계에 종사하는 자야말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무언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결국 해답은 업계종사자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거고, 이 점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천수답 식 영업을 해오던 변호사들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서 물어보면 해답에 가까워질 것 같다. 고객이 변호사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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