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프랑스서 ‘이슬람 풍자만평’ 언론사 테러 발생…최소 12명 사망

입력 2015-01-0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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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풍자 신문사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사무실 앞에서 괴한들의 총격으로 한 부상자가 이송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총격으로 인해 1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AP뉴시스

프랑스 파리의 한 언론사에 7일(현지시간) 복면을 쓴 무장괴한들이 난입, 총격을 가해 1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슬람을 풍자하는 언론사에 대한 극단주 세력의 보복성 테러로 추정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명백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는 즉각 파리 전역에 가장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경보를 발령하는가 하면 다른 유럽 국가들도 추가 테러 가능성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 파리 중심부에 있는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사무실에 총과 로켓포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침입, 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기자 등 12명이 숨졌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괴한 2명이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로켓포 등을 가지고 빌딩으로 들이닥쳤으며 경비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괴한들은 총격 도중 “알라는 위대하다”, “우리는 예언자의 복수를 갚았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져 샤를리 엡도의 보도 내용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파리 검찰은 이 과정에서 주간지 편집장 등을 비롯한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총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8명의 부상자 중 4명도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AFP통신은 이 사건이 지난 40년 동안 프랑스에서 가장 피해가 큰 테러 사건이라고 전했다.

괴한들은 범행 후 차를 훔쳐 달아났으며 경찰은 이들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3명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면서 “이런 야만적인 범행을 저지른 이들을 잡도록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총격 소식에 곧바로 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비상 각료 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날 저녁 파리를 비롯해 리옹 등 프랑스 대도시에서는 많은 시민이 추모 집회에 참가해 이번 테러를 규탄했다.

사건 직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번 테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대단히 충격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무자비한 범죄 행위”라면서 “이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초석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샤를리 엡도의 풍자 만평.

샤를리 엡도는 2011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어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다가 이슬람 단체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제소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디종에서는 40세 남성이 차량을 몰고 “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군중을 향해 돌진해 13명이 부상했다. 또 주 레 투르의 경찰서에서도 이슬람으로 개종한 20세 남성이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을 다치게 한 뒤 현장에서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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