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윤 흥국생명 사장이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인터넷은행 자본금이 2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초기 투자비용이 1000억~2000억원에 육박해 설립이 어려운 부분을 타개하기 위한 김 사장의 아이디어다. 김 사장은 금융권에서 IT에 대한 조예가 깊기로 유명한 CEO(최고경영자)다.
김 사장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인터넷은행 초기 투자비용 문제와 관련“계정계시스템과 채널계 서버 구축 대신 구글 클라우드나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인터넷은행의 자본금은 200억원 정도면 해결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사장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설립은 IT 개발 인력과 투자비용이 500억원 이상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초기 투자규모 때문에 현실적으로 소규모 자본으로는 인터넷 뱅크를 구축하기가 불가능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인터넷은행 설립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대출·심사·기획·마케팅·영업 등 인력을 약 100여명을 채용하고, 이들로 하여금 상품과 프로세스를 만들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한 BRD(Business Requirement Document-사업 필요 요건 문서)를 아마존이나 구글에 제시하면 인터넷은행 설립 준비가 끝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미 굴지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독자적인 IT시스템 대신 구글이나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며 “1000억~2000억원이 넘는 초기투자 비용을 확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사장은 2001년 HP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 한 시간을 할애받아 한국에서의 인터넷은행 수익모델에 관해 발표를 한적이 있다.
김 사장은 말미에 “과연 우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계정계 시스템을 외국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이해하고 나아가 용인할 수 있을까” 라며 “이 결정이야 말로 한국의 미래지향 수준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인터넷은행 생존 화두로 자산운용 능력을 제시했다. 예금 금리를 오프라인보다는 더 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자산운용 능력에서 탁월함을 보인 인터넷은행이 20년 후 최대의 자산규모를 자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