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2롯데월드 주변 지반침하 현장 가보니…손가락 두께 30m 균열 이어져

입력 2015-01-08 18:33 수정 2015-01-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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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송파대로 제2롯데월드 롯데몰 앞과 석촌호수로 본가설렁탕 앞, 삼학사로 서울놀이마당 교차로에서 지반침하와 균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본가설렁탕 앞 30m 길이의 균열 위로 차량들이 운행하고 있다. (유지만 기자 redpill@)

제2롯데월드 주변의 도로 지반 침하 현장을 찾았다. 육안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긴 균열에 제2롯데월드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동부도로사업소와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주변 도로를 합동 점검한 결과 지반이 침하된 것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지반이 침하됐다고 지목된 곳은 송파대로 제2롯데월드 롯데몰 앞과 석촌호수로 본가설렁탕 앞, 삼학사로 서울놀이마당 교차로다. 이 중 본가설렁탕 앞에서는 30m 길이의 균열이 발견됐다.

균열은 본가설렁탕과 석촌호수 사이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잠실학원 사거리 방향으로 나 있었다. 이곳에서 제2롯데월드는 도보로 약 10분이면 닿는 거리다.

균열은 육안으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힘을 줘 꺾은 듯이 도로 한복판에 틈이 벌어져 있었다. 틈 사이사이로 아스팔트의 꺼먼 속이 드러나 보였다. 균열은 약 2~3m마다 움푹 파여 있었다. 가장 크게 파인 부분은 100원짜리 동전 크기만했다. 다른 부분들도 성인 남성의 손가락이 넉넉히 들어갔다.

▲본가설렁탕 앞 30m 길이의 균열은 사람의 손가락이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었다. (유지만 기자 redpill@)
안전을 위한 조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가 송파구청과 동부도로사업소에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지만 현장 점검 인원이나 안전을 위한 표시는 없었다. 차도 한복판에 난 균열 위로 차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녔다.

롯데 측은 지반침하와 제2롯데월드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물산은 해명자료를 내고 “제2롯데월드 앞 부분을 직접 측량한 결과 지반침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장소가 버스환승센터 조성을 위한 복공판 접속 임시포장구간이라 기존 도로와 높이 차가 나 마치 땅이 침하된 듯 보였다는 것이다. 또 본가설렁탕 앞과 서울놀이마당 교차로의 두 곳은 송파구청 관할이기 때문에 자신들과는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세 군데나 지반침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3살짜리 딸과 점심식사를 위해 본가설렁탕을 찾은 박성미(38‧송파구 잠실동)씨는 “제2롯데월드 주변에서 자꾸 이상한 일들이 생겨 불안한 마음이 커지고 있다”며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희망했다.

잠실에서만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이상철(56·송파구 석촌동)씨는 “지금까지 이 동네에서 살면서 이렇게 문제가 많이 일어나기는 처음”이라며 “안전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안심하고 살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르면 내주 초 직접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빠르게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주변이다 보니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시도 직접 전문가들과 현장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에서 아쿠아리움 누수와 영화관 진동, 지하주차장 균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관리 체계를 보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재발하면 사용 승인 취소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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