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학, 후계구도 밑그림 완성…공격적 M&A로 재도약 꿈꾼다

입력 2006-11-06 09:43 수정 2006-11-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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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학산업과 동반 성장…자산 2조6000억 재계 44위

동양제철화학, 삼광유리, 유니드 등 17개 계열사 거느려

창업주 이회림 명예회장 후계 분할 구도 올들어 일단락

美 컬럼비안케미컬 인수등 과감한 배팅 신성장동력 갖춰

재계 44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동양화학그룹의 후계 분할 구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리는 창업주 이회림(89) 명예회장의 2세들의 계열사들에 대한 역할 분담 구도는 올들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어 이회림 명예회장의 동생인 이회삼(86) 유니온 회장 일가의 아들 이건영(62) 대표이사가 유니온 최대주주에 올라서 이회삼 회장 일가의 2세 구도도 일단락됐다.

후계 구도의 큰 밑그림을 완성한 동양화학그룹은 이제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구축하고 글로벌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는 재도약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1959년 동양화학공업 모태…지난해 그룹매출 2조6000억

동양화학그룹은 한국 화학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원로 개성상인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89)은 지난 1959년 동양화학공업(동양제철화학 전신)을 창업, 한국 화학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동양제철화학을 모태로 성장가도를 달려온 동양화학그룹은 총자산 2조6000억원(4월1일 기준)의 재계 44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가 2조5980억원에 이르고 있다.

거느리고 있는 국내 계열사만 총 17개사에 이른다. 동양제철화학을 비롯, 삼광유리공업, 유니드, 유니온, 이테크건설 등 5개 상장 계열사를 두고 있다.

비상장사는 동양실리콘, 이양화학, 오덱, 디씨페로, 오씨아이상사, 오씨아이정보통신, 신영목재, 불스원, 레전더리소프트, 군장에너지, 서울영상벤처사업단, 라디오인천 등 12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이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후계 분할 구도의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이다.

지난 9월23일 동양화학그룹 계열의 유니온 최대주주가 이회림 명예회장에서 이건영 유니온 대표이사으로 변경됐다.

이회림 명예회장의 지분은 25.11%로 변화가 없었지만 이건영 대표가 기존 10% 이상 주요주주였던 전하영씨로부터 10.37%(10만4800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28.51%로 끌어올린데 따른 것이다.

이건영 사장의 행보는 동양화학그룹의 후계 분할 구도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2세 지분 정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회림 명예회장 장남 이수영 회장 동양제철화학 최대주주

창업주 이회림 명예회장 2세들의 계열사들에 대한 후계 분할 구도는 그동안의 역할 분담과 지분 정리를 통해 큰 밑그림이 확연히 드러난 상태다.

장남인 이수영(64) 동양제철화학 회장은 그룹 모회사인 동양제철화학의 최대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38.61% 지분 중 13.91%를 소유하고 있다.

이수영 회장은 동양제철화학을 통해 동양실리콘(이하 동양제철화학 지분율 100%), 이양화학(50%), 디씨페로(50%), 오씨아이정보통신(62.5%), 라디오인천(22.5%) 등의 계열사들까지 지배권에 두고 있다.

이수영 회장은 대외 활동의 보폭을 넓히며 동양화학그룹의 대표적인 2세 경영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고,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역임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에 이미 3세들까지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지난해 8월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38)씨는 전략기획본부장(전무)에 선임됐다. 이 전무의 동생인 이우정(37)씨도 2001년부터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자동차 용품업체 불스원에서 일하다 지난해 8월 불스원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남 이복용 회장-삼광유리, 2남 이화영 회장-유니드 구도

2남 이복영(57) 삼광유리공업 회장은 동양화학그룹에서 유리용기 및 캔제조업체 삼광유리공업에서 시작되는 계열사간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이복영 회장은 삼광유리공업의 최대주주로서 22.04%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동양제철화학과 유니드가 각각 17.06%, 6.04%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6월 동양제철화학이 보유중이던 삼광유리공업 지분을 이복영 회장에 넘기면서 현재의 지분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어 삼광유리공업은 이테크건설(30.7%), 오덱(30%)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이테크건설은 다시 군장에너지(61.7%)를 지배하면서 이복영 회장에게로 지배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3남 이화영(55) 유니드 회장은 71.11%에 이르는 유니드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중 2.17% 밖에 갖고 있지 않다. 유니드는 동양화학 그룹내에서 탄산칼륨, 가성칼륨 등 기초 무기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현재 유니드의 최대주주는 22.78%를 보유한 오씨아이상사다.

오씨아이상사는 무역업체로 이회림 명예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75.0%를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화영 회장이 가장 많은 37.50%를 보유하고 있다.

이화영 회장은 유니드에 대한 지분은 적지만 오씨아이상사→유니드를 통한 출자 흐름을 통해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는 셈이다.

◆ 창업주 동생 이회삼 회장 일가는 유니온 지배

따라서 이번 이건영 사장의 유니온 최대주주 등극은 이회림 명예회장의 직계 2세들의 계열사들에 대한 역할 분담과 지분 정리는 사실상 마무리된 단계에서 이회림 명예회장에 이어 동생인 이회삼 회장 일가의 2세 구도도 큰 그림이 그려졌다는 것을 의미다.

사실 유니온은 동양화학그룹 내에서 이회삼 회장 일가의 몫으로 남겨진 계열사로 여겨질만한 곳이다. 유니온은 그동안 이회삼 회장과 이건영 대표가 각자 대표를 맡으며 부자(父子)가 사실상 경영을 총괄해왔다.

이어 지난해 6월 이건영 대표가 단독대표로 올라서며 유니온 경영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이건영 대표의 유니온 최대주주 등극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유니온은 백시멘트, 타일시멘트 알루미나시멘트를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999억원 규모다. 지난해 61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이건영 대표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유니온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63.29%)은 이건영 대표 28.51%, 이회림 명예회장 25.11%, 이회삼 회장 0.49%, 이수영 회장 0.48%, 이복영ㆍ이화영 회장 각각 0.46%, 자사주 7.79% 등으로 변경됐다.

◆ 주력사 동양제철화학 통해 신성장동략 구축 나서

동양화학그룹은 현재 동양제철화학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동양화학그룹의 주력은 단연 동양제철화학이다. 지난해 동양제철화학의 매출 규모는 1조973억원에 이르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그룹내 위상에 걸맞게 과감한 ‘M&A 베팅’에 나서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11월 JP모건 계열 사모 펀드인 OEP사와 공동으로 세계 3위의 카본블랙 생산업체인 미국 컬럼비안케미컬을 인수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컬럼비안케미컬은 고무·산업용 카본블랙 생산 세계 3위 업체(연간 생산능력 110만t)로 미국 캐나다 독일 한국 등 9개국에 12개 공장을 두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자사의 생산능력 20만t을 합쳐 연산 130만t의 카본블랙 생산능력을 보유,미국의 캐봇(206만t)과 독일 데구사(135만t)에 이어 세계 3위의 생산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동양제철화학은 같은 달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용 특수 가스를 생산하는 국내 벤처기업인 소디프신소재의 지분 22.92%를 확보,전자화학 사업에도 진출했다.

재계의 `마지막 개성상인`이라는 호칭과 함께 보수적 내실경영과 `알짜기업` 이미지를 자랑하던 동양화학그룹이 공격적 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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