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세치 혀로 해부할 때마다 매번 긴장감이 돈다
손 끝에 힘이 평행을 이루지 못하면 순간 비상과 함께
추락하는 차가운 영혼
붉고 부드러운 메스에 닿기도 전
끝내 지상의 마지막 눈물로 화(和)하는 연약한 까닭에
너를 향한 나의 손길은 따스하다
단단한 표피에 메스를 갖다 대면
한 꺼풀 한 꺼풀
입속을 가득 채우는 얼음의 살짐
차고 시린 맛의 향연을 따라
메스 끝이 닳도록 너를 해부한다
목에 스민 갈증이 초토화될 때까지
오물오물
너를 향한 나의 메스 끝이 예리하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해부의 미학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