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으로 최대 2조 달러(약 2조17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에너지업계의 투자 프로젝트가 무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원유·천연가스업계가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사라진다면서 이 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급락에 따라 달러 기준 2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위험에 처했으며, 여기에는 9300억 달러에 달하는 셰일유 개발 투자도 포함됐다.
골드만삭스는 업계가 비용 감축과 합병 등 통합에 나서지 않는 한 신규 프로젝트 대부분이 취소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에너지업계는 평균 20~30%의 비용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이며, 업종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자본지출은 30% 축소될 전망이다.
에너지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재무제표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의 가스프롬과 루크오일을 비롯해 로열더치셸과 BP, 오일인디아가 매수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BG그룹과 툴로우오일 등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골드만삭스는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함께 올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전망치를 기존 73.75달러에서 47.15달러로 끌어내렸다. 현 분기 전망치는 75달러에서 46달러로 낮췄다.
2016년 전망치는 애초 80달러에서 65달러로 15달러 하향했다.
브렌트유의 올해 가격 전망은 기존 83.75달러에서 50.40달러로, 현 분기 전망은 85달러에서 47달러로 내렸다.
소시에테제네랄 역시 올해 브렌트유 전망을 배럴당 55달러로 15달러 끌어내렸다. WTI 가격 전망 역시 51달러로 14달러 하향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국제유가의 100달러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공급과 수요를 고려할 때 유가는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며 “수요가 증가하면, 유가가 오를 수도 있겠지만, 유가 100달러는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2달러(4.7%) 떨어진 배럴당 46.07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4월 20일 이후 최저수준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역시 5% 가까이 급락하며 48달러 선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