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농업의 희망연가

입력 2015-01-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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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농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말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의 FTA는 이를 부채질하는 꼴이 되면서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필자는 우리 농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기에 농업과의 사랑을 다짐해 본다. 사랑도 보통 사랑이 아닌 아낌없이 모든 걸 내던지는 그런 사랑을 외쳐본다.

우리는 화목하고 즐겁게 사는 부부에게 ‘찰떡궁합, 부창부수, 잉꼬부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주위에 이렇게 사는 부부들을 은근히 부러워한다. 또한 부부 사이가 좋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렇게들 말한다.

“내가 당신을 만나게 된 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입니다.”

상대방을 만나게 된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해 주는 배우자에게 화를 내는 사람이 있을까? 이 말을 듣는 것 자체가 몹시 좋고 기뻐서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결국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농업에 종사하면서 매사 짜증을 내기보다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농업이시여!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당신을 만난 그 자체가 커다란 행운입니다”라고 외쳐 보자. 이러한 마음으로 농장으로, 연구 개발 현장으로, 기술보급 현장으로 달려간다면 그 결과는 휘황찬란한 보석처럼 빛나게 될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긍정적 마음으로 땅을 일군다면 그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뒤따를 것이다. 자기를 사랑한다고, 만난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고백하는 상대방에게 농업은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부부는 현재의 생활에 대해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이런 부부에게 불행이나 이혼이 다가설 수나 있겠는가? 행복만으로 하루를 살아가기에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매일 아침 농업을 만나게 된 것이 큰 행운이며, 농업과 알콩달콩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고백하는 우리에게 농업은 행운과 행복을 곱배기로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무궁한 긍정의 에너지를 농업으로부터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농식품부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2만 명이 넘는 농업인이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얻는다고 한다. 이 분들이 운이 좋아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진정 농업을 사랑하고 농업과 결혼하고, 찰떡궁합을 가졌기에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농업을 아끼고 사랑하다 보니 농업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자로까지 환생해 버린 결과가 아닐까.

우리가 농업 관련 각종 수상자와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농업은 생명이 있으며 경쟁력 있는 미래지향적 산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미래 학자들의 예언처럼 향후 20년 이내에 가장 매력 있는 직업은 농부가 될 것이며, 농업은 전망 있는 산업임에 틀림없다. 또한 미래에는 국가가 가진 농업의 경쟁력이 곧 그 국가의 힘이 될 것이라고 미래 학자들은 전망한다.

뿐만 아니라, 농업은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인류 최초의 산업이자 앞으로도 가장 오랫동안 지속될 산업이다. 경제적으로 그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생명산업이고 이 땅에서 영원히 함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산업임에 분명하다.

훌륭하고 모범적 생을 살아온 부부는 생을 마감할 때쯤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겠습니다.”

우리 농업인들도 생을 마감하면서 멋지게 외쳐 보면 어떨까? “나는 농업을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었고, 함께 살아온 게 큰 행복이었으며, 다시 태어나도 농업인의 길을 가겠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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