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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떡거리며 오른 산
가진 것 내어 주고 바람 가득한 들
세상은 숨을 가다듬고
하얀 눈 속에 덮여 있습니다
2014년 나의 화이트보드
욕심 덕지덕지한
아쉬움 묻은 글자들로
빼곡합니다
이루지 못한 일이 더 많은
새해 첫날 새긴 決(결)
갈팡질팡 걸어 온 之(지)
남의 가슴에 화살이 된 說(설)
심호흡 한번 하지 않고 불쑥불쑥 드러낸 怒(노)
가까이 있음에도 느끼지 못한 福(복)
넘치게 채우려고만 했던 過(과)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를 버리지 못한 慢(만)
그만 두어야 할 것을 멈추지 못한 禁(금)
자그만 문턱에서 절벽이라며 주저앉았던 絶(절)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希(희)
갑오년 12월
2014년 화이트보드를 깨끗이 지우고
을미년 새해 그림판에 씌여질 글자를
눈 감고 그려 봅니다
관심
배려
믿음
사랑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