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글로벌 임원들이 한국 내 자동차 사업에 대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정면 지적했다. 노조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인건비도 높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GM 본사 인근 레스토랑에서 마련된 ‘GM 글로벌 미디어 디너’에서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은 “(한국지엠의) 임금협상은 1년에 한 번, 단체협상은 2년에 한 번씩 하는데, 노조위원장은 2년마다 바뀌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은 호흡이 긴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노사 간 장기적 대화가 불가능한 구조가 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지엠 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등 한국 완성차 업체가 모두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 자코비 사장은 높은 인건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 시장은 최근 6~7년 동안 인건비가 너무 많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독일 노조도 (사측에) 요구하는 게 많지만 회사가 위기일 때는 노조가 협상 여지를 많이 열어주고 양보도 한다”며 “노조와 회사가 그런 식으로 윈-윈해 왔다”고 설명했다.
자코비 사장이 한국지엠 노조의 문제를 새삼스럽게 거론한 것은 지난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발생한 수출물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쉐보레 수출물량이 전년에 비해 15만대 가량 감소했다. 현재 한국지엠 노조 위원장은 감소한 생산물량에 맞춘 구조조정을 우려해 삭발 투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수출물량 감소분 가운데 지난해 말 5만대의 물량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10만 가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호샤 사장은 이어 “추가 생산 물량을 유치하려면 한국지엠이 인건비 등 가격측면에서 우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만큼 이해관계자(노조)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댄 아만 GM 사장은 한국지엠의 수출감소를 높은 인건비 때문으로 돌렸다. 댄 아만 사장은 “유럽 쉐보레 브랜드 철수에 따른 수출중단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인건비 상승과 환율도 영향이 컸다”며 “동일 차종에 놓고 대당 생산비를 비교하면 한국이 인도보다 두 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