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당뇨병 환자에게 엄격한 혈당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저혈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 대학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전문의 카이사 립스카 박사는 당뇨병 환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혈당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라는 요구를 받고 있지만 65세 이상 환자는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져 저혈당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다른 질환이 겹치거나 신체기능이 좋지 않은 노인환자는 저혈당으로 인한 건강위험이 엄격한 혈당관리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클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노인 환자가 저혈당 위험이 큰 것은 나이가 들어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인슐린 같은 당뇨병약이 신장에서 효과적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저혈당이 되면 눈이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며 심박동이 빨라지고 두통, 배고픔, 몸떨림, 발한, 피로, 쓰러질 것 같은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모르고 지나치는 수가 많다.
저혈당이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하며 뇌가 손상될 수도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한 공격적인 치료는 저혈당 위험을 2~3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립스카 박사는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은 2001~2010년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 1천2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국건강·영양조사(NHNES) 자료를 분석했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의 건강상태는 약 50%가 정상, 28%는 중간 정도이고 21%는 나빴다.
그러나 장기적인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는 전체의 3분의 2가 엄격한 혈당관리 목표인 7% 이하를 유지하고 있었다.
A1c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간단한 혈액검사로 측정한다.
적혈구는 일정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A1c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A1c는 혈색소에 결합된 포도당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5.7-6.4%이면 당뇨병 전단계,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립스카 박사는 당뇨병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기타 건강상태를 감안해 A1c 목표수치를 달리하는 개인 맞춤형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 '내과학'(Internal Medicine) 최신호(1월12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