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주 환원에 2000억 달러 투입한다?

“순현금 보유 규모 많아 여력 충분”

▲사진=블룸버그

애플이 3년간 진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 환원 프로그램이 오는 4월 종료되는 가운데 회사가 또다시 2000억 달러(약 215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상향 조정에 나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쿨빈더 가르차 크레디트스위스(CS) 애널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이 전망하면서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neutral)’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가르차 애너리스트는 애플이 과거 주주 환원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보다 현재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향후 12개월간 애플의 주가가 1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르차는 “애플의 순현금 보유 규모는 올 4월 말 기준으로 14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영진이 또 한 번 주주 환원 프로그램 규모를 상향 조정해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르차는 애플이 2017년 말까지 향후 3년간 16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취득과 370억 달러의 배당금 확대 등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주주 환원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규모는 글로벌 에너지업체인 셰브론의 현재 시가총액과 맞먹는 것으로 버라이즌, 오라클, 코카콜라, 버크셔해서웨이 등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489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2년 4월 350억 달러의 배당금 지급, 1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등 총 450억 달러의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2013년과 지난해, 2년에 걸쳐 이 규모를 1300억 달러까지 상향 조정했다. CS에 따르면 이 중 900억 달러는 자사주 매입으로, 400억 달러는 배당금으로 책정됐다.

애플의 이런 어마한 현재 주주 환원 프로그램에도 이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에 투자자들이 동의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 2012년 3월 말 이후 28% 올라,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폭인 44%를 밑돌고 있다. 또 애플의 현재 배당률은 1.7%로 상장지수펀드(ETF)인 S&P500 SPDR ETF 트러스트의 1.9%에 못 미치고 있다.

가르차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주주 환원 프로그램을 2000억 달러까지 키우지 않는다면 순현금 보유액은 2016년 184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는 2012년에 비해 2배에 달하는 것”이라면서 “경영진이 2012년 주주 환원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현금 보유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애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89% 오른 110.22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