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키운다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와 사람들이 공장에서 유전자공학에 따라 정해진 계급으로 태어나는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보여준 저자들의 상상력은 지금 거의 현실화돼 가고 있다. 핀테크가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상상력은 금융업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시간이 나면 마음껏 상상한다. 나라면 은행과 관련 어떤 서비스를 받고 싶은가.
우선 은행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인터넷·모바일 뱅킹도 더 이상 충분치 않다. 그렇다면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가상의 은행원과 여유자금에 대한 투자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절세 플랜도 의논하고 싶다. 기대수명의 변화에 따라 1년에 한 번씩 보험요율이 바뀐다. 1년에 한 번 바뀌면 충분할까. 기대수명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하면 어떨까.
△재테크를 고민한다
매일 경제신문을 꼼꼼히 읽은 후 시간 날 때 경제현상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명동이 중국 관광객으로 매우 혼잡하다. 가장 잘 팔리는 물건은 화장품이다. 에뛰드, 이니스프리, 프리메라, 헤라, 아이오페, 설화수 등 눈에 띄는 화장품을 모두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어디까지 올랐을까? 코스맥스는?
또 캠핑인구가 늘고 있다 한다. 레저용 차량은 어디서 생산하고 있을까.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40달러 이하로 못 내려간다면 언제 반등할까. 위례신도시 아파트의 내재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판교와 강남의 중간 정도라면 지금 사도 될까. 후강퉁이 시행되면 거래량이 늘고 중국 중신증권이 유망하지 않을까. 직접 돈을 걸고 투자를 않을 뿐이지 늘 고민한다. 고객들이 은행원에게서 듣고 싶은 것이 이런 부분도 많지 않을까.
△운동하려고 노력한다.
몸이 아프면 남편과 자식도 소용없다. 직립보행이 가능할 때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진다. 목운동도 하고 시선을 멀리해 안구도 좀 굴려 보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죽 펴고 발끝을 안쪽으로 당기며 다리 근력을 높인다.
△좋아하는 시를 외운다
기억력도 테스트할 겸 우선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외워 본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잘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종이들아/(후략).
한 번에 만족스럽게 끝까지 외워지면 금융 서적 아래에 숨겨두고 보는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영미시집특선’ 등을 한 페이지 본다.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것 같지 않은가.
△요리와 모임의 토털코디네이터(Total Coordinator)로 메모한다
고객이든, 지인이든, 동료이든 어울리는 장소에서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은 참 의미 깊은 일이다. 단단한 마음의 빗장도 밥 한 끼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풀린다. 서로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기 위해 좋은 음식점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시간이 되면 먼저 한 번 가보고 괜찮으면 모임 때 장소 선정, 요리 선정, 포도주나 그 외 주류 선정 등을 하겠노라 자청한다. 요즘은 이런 문제로 나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