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가장 큰폭으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작년 12월 6조6000억원 늘어난 총 56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0, 11월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6조9000억원대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작년 12월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406조9000억원)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인 6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한승철 한은 금융시장팀 차장은 “정부가 지난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작년 8,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하향 조정해 낮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계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으로 전월(1조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기업대출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합병에 따른 편입분(9조원)을 제외하면 11조1000억원 줄어든 675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대기업 대출은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감소폭이 전달의 -8000억원에서 작년 12월 -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연말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전달의 4조9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은행 수신은 기관 합병에 따른 은행채 증가효과를 제외한 기준으로 5조2000억원 늘어난 129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17조4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돼 눈에 띈다. 이는 정기예금이 지방자치단체의 연말 재정집행을 위한 예금 인출과, 일부 대기업의 만기도래자금 회수 등으로 큰폭 감소한 것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자산운용사 수신(381조9000억원)은 전달에 2조9000억원 늘었으나 지난 12월에는 8조7000억원 줄었다.
자금이 시중에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11월 시중통화량(M2)은 2079조원3000억원(평잔, 원계열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8.3% 늘었다. 이는 2010년 8월(8.5%)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한은이 한달 전 7% 후반대를 나타낼 것이라고 추정한 것을 웃돌았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M2 증가율을 발표하기 한달 전에 추정치를 내놓는데, 작년 9월 수치를 제외하고는 작년 5월부터 11월까지 6차례나 크게 상회하며 빗나갔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M1),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라도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유동성 지표로 M2 증가율이 높을수록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M2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13년 9월~10월 4%대, 2013년 11월~2014년 4월 5%대, 2014년 5~7월 6%대, 2014년 8~10월 7%대에서 이제는 8%대로 올라섰다.
한은은 작년 12월 M2 증가율을 8%대 중반으로 추정했다. 민간신용이 은행대출 증가폭 둔화에도 예금취급기관의 유가증권 보유 확대로 늘어난 데다 국외 부문 통화공급이 경상수지 호조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