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동문끼리 밥 한끼 먹는 모임"... 이덕훈 행장의 납득하기 어려운 서금회 성격

입력 2015-01-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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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한번 하는 모임입니다."

서강금융인회(서금회) 좌장으로 알려진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1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수출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서금회 배경설에 " 서금회 영향력설은 실체가 없다" 며 정치적 인선 개입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그는 이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을 마치 금융권 인사를 좌우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며 단순한 동문 모임에 불과하다고 힘주어 말했는데요. 글쎄요. 서금회의 최연장자(수학과 67학번)로 대선캠프에도 몸 담았던 이력 때문인지 속 시원한 답변은 아니었나 봅니다.

이 행장은 최근 금융권 요직에 서금회 출신 인사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에 대해 "서강대 출신 금융인이 소양을 갖추고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서금회 인사가 잇따라 금융권 고위직에 오른 것이 우연이 아닌 실력이라는 얘기인데, 웬지 낯뜨거운 ‘자화자찬’으로 느껴 집니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친분으로 서금회 멤버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공교롭게 박근혜 정부 초기엔 정치권에서 일했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자문역으로 활약한 인물이 금융권 요직에 차례로 임명된 탓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서금회 출발이 이 같은 구설수에 한 몫하고 있는데요. 지난 2007년 박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경선 과정에서 탈락하자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들이 모여 결성했다고 합니다. 이 행장은 이 과정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서금회는 식사모임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 행장 발언과 비슷 합니다. 그러나 금융권 시각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금융권은 현 정부의 임기가 3년 가량 남은 점을 감안하면 주요 금융사 CEO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 타임’ 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오늘 이 행장의 서금회 관련 발언은 우리은행장 내정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서금회 논란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 올리는 것 같습니다.

서금회 모임의 건배사는 “하늘에는 태양, 땅에는 서강, 서강에는 서금회”라고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한 식사모임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원들의 야망이 너무 짙게 묻어나는 건배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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