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을미년 첫달 기준금리를 현행 연 2.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사상 최저 수준을 석달째 유지했다.
저성장 저물가 기조속에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현 금리 수준이 경기를 부양하는 데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작년 8, 10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빚 급증은 최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금리인하와 함께 정부가 지난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하자 가계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작년 10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석달째 전월비 6조원대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1년간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빚은 37조3000억원으로 전년(23조3000억원)의 1.6배에 달하는 것은 물론 연간 증가폭도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또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인 것도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한국도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커진다. 동시에 세계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통화정책의 여력을 비축해야 하는 필요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지난 1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0%포인트 떨어진 연 1.974%로 거래를 마감, 사상 첫 1%대로 진입했다.
올해 경기회복세가 부진하면 한은이 상반기 내에 한두 차례 더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