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안전축산물로 FTA 파고 뛰어 넘자] 3중고 겪는 축산농가, 정부 지원 발벗고 나서

입력 2015-01-16 10:25 수정 2015-01-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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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미미한 상황 속 수입산 늘어…친환경 축산대책 강화하고 수출확대 방안 마련

축산 강국인 미국·호주에 이어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중 FTA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어 축산시장 개방으로 국내 축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이 창궐하는데다 국내 배합사료 가격 상승과 중국의 수입 조사료 사용량 증가 등으로 조사료 가격도 오르고 있어 축산농가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미와 한·EU FTA가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연방 3국과의 FTA 추진으로 농업분야 시장 개방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호주·캐나다·뉴질랜드 FTA 협상 결과 축산물 대부분을 중심으로 개방·확대키로 합의해 국내 축산업 전반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축산업계가 나라 안팎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투데이는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FTA 파고를 넘기 위해 국내산 축산물의 소비 기반을 넓히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6회에 걸쳐 ‘고품질 안전축산물로 FTA 파고 뛰어 넘자’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미래 축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축산농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수입조사료 급등, 가축질병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축산물 수출은 미미한 가운데 내수 위주의 시장 형성으로 최근 수입축산물 소비는 늘고 있지만 국내 축산물 소비는 부진해 축산농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축산물 산업 규모는 지속 증가해 2013년 기준 생산액은 16조원으로 농림업 생산액의 약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로 축산 농가수는 급감하고 있지만 사육 마리수는 증가해 전업·규모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수는 지난 1990년 95만호에서 2013년 16만호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한육우 사육 마리수는 1990년 162만 마리에서 2013년 292만 마리로 80% 이상 급증했다. 돼지와 닭도 같은 기간 각각 118.8%, 103.25% 급증해 전업·규모화가 뚜렷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농 비중은 한육우가 1990년 0.2%에서 2013년 11.9%, 돼지전업농 비율은 2.1%에서 68.4%, 닭전업농 비율은 0.2%에서 60%다.

축산물 생산량은 2013년 기준으로 총 426만톤을 생산해 국내수요 633만톤의 67%를 공급하고 있지만 수출은 6만톤으로 생산량 대비 1.4%에 지나지 않는다. 1인당 축산물 소비량 자급률은 1990년 97%에서 2013년 67%로 급감해 FTA 시장 개방으로 축산농가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축산물 수입은 수요 증가와 시장 개방 확대에 따라 육류와 유제품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축산물 수입량은 2005년 소, 돼지, 닭 등 육류가 39만톤에서 2013년 58만톤으로 48.7% 급증했고 유제품도 86.3%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축산물 소비시장은 단백질 공급 차원을 벗어나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등 생산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축산농가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산 축산물과 경쟁이 버거운 가운데 아직 우리 축산업이 친환경 축산물 공급기반을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가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수요가 늘어 축산농가가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축산농가가 외국산 축산물과 경쟁하려면 차별화된 친환경 축산물로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축산농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 영세한 가족 축산농가가 많은데다 도축장도 영세해 위생시설 재투자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에서 지속적인 방역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해부터 발생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상시 발생국의 오명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어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문제는 질병 청정화 없이 축산물 수출은 어려울 전망이어서 올해 가금육류 수출은 지난해 물량으로 39.1%, 금액으로 17.5% 감소할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어려움에 부닥친 축산농가를 지원하고자 지난해 말 여·야·정 FTA협의체 합의를 통해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축산 분야 6개 사업 금리인하, 구제역 방역시설 설치 등으로 인한 무허가축사 양성화, 도축장 전기요금 20% 할인, 영농상속공제 한도 상향, 우유소비확대, 대기업과 소비촉진 MOU 체결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축산농가 단체들은 이러한 정부 지원책이 미흡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농식품부는 지속적으로 기존 경쟁력 제고 대책 보완과 공세적 수출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에 대한 보안책의 하나로 올해는 한·미 FTA 발효 4년차이고,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축산 강국과의 FTA 진전으로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KDI 등 국책 연구기관은 FTA 영향 분석에서 매년 한·미 FTA(2012년 3월 발효)에서 4866억원, 한·EU FTA(2011년 7월 발효)에서 1649억원의 생산액 감소를 예상했다. 특히 올 상반기 중 영연방 국가와의 FTA 발효가 예상됨에 따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산의 축산물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적 측면에서 황명철 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은 “대기업의 축산 참여 규제를 담은 축산법 개정안 부결로 앞으로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 확대로 인한 시장 과점화와 사회적 갈등 심화도 예상된다”며 “올해 도축장구조조정법(2008년 6월 제정)이 폐지됨에 따라 중소 도축시설의 난립이 현실화되고 도축장의 구조조정이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잇단 FTA체결로 축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업종인 만큼 이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현실적 피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업 전반을 선진화하기 위해 분뇨·악취관리 등 친환경 축산대책을 강화하고 FTA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출 확대 방안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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