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지분을 50.51% 보유했던 경동원의 지분율은 최근 손연호 회장이 직접 1.01%의 지분을 사들이며 51.52%로 증가했다. 손연호 회장은 지난 8일부터 여섯차례에 거쳐 12만9262주를 사들이는데 30억9788만원 가량을 투입했다.
경동원그룹은 연탄사업으로 시작해 탄광 개발, 보일러 생산, 도시가스 공급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난방사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룹이다. 창업주인 고 손도익 회장이 별세한 뒤 2003년 계열분리를 통해 3형제가 각자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그룹 울타리 안에 있는 상호 가족회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차남인 손연호 회장이 경동원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가스ㆍ기름 보일러 생산업체로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로 유명세를 탔다. 손 회장은 경동나비엔을 통해 경동에버런과 경동티에스, 북경경동나비엔 등을 맡고 있다. 경동원은 2012년 7월 경동네트웍과 경동세라텍을 흡수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기세등등하던 경동나비엔은 최근 국내 보일러 시장 포화로 내수 시장이 위축됐고, 러시아법인 설립 이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으며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미리 빌려서 매도하는 공매도의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주가가 잠시 조정을 받았다. 이를 지켜본 손 회장이 공매도 세력 방어를 위해 자금을 투입했고 경동원의 지분율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을 지속하던 주가는 소폭 상승하며 하락세를 막아냈다.
손 회장은 올해를 경동나비엔의 VISION 2020을 향해가는 해로 정의하며 직원들에게 기본ㆍ소통ㆍ협업을 강조했다. 지난해를 도약을 위한 한해였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것이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완공을 위해 최첨단의 자동화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경동원 세라텍사업부는 고효율 단열재 등의 신제품 생산시설을 확충하며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마쳤다. 네트워크사업부는 IT기술과 연계한 원격제어 솔루션을 선보이며 해외시장까지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으며 에버런은 대대적인 설비 투자와 현장 개선을 통해 글로벌 부품 전문기업으로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해외에서도 꾸준히 영향력을 넓히며 성과를 내고 있는 손 회장이 올해를 더욱 견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한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