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의 순자본유출이 기존 전망을 크게 웃도는 1515억 달러(약 163조2412억원)에 달했다고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이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자본유출 610억 달러의 2.5배 가까운 수치이며 1336억 달러의 자본유출이 발생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약 180억 달러가 많은 규모다. 특히 금융 혼란이 심화한 지난해 마지막 3개월에 가장 많은 자본 유출이 일어났고 그 규모는 72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3년 같은 기간 자본유출 규모 169억 달러의 4.3배나 된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중앙은행은 2014년 자본유출 규모를 1280억 달러로 내다봤었다. 예상보다 러시아의 자본유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금융혼란이 심화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러시아 국채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낮춰 투기 직전 수준까지 강등했다. 무디스의 등급 체계상 ‘Baa3’는 투자 부적격인 ‘Ba1’보다 불과 한 단계 높은 것이다. 한편 신용평가기관 피치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 직전인 ‘BBB-’로 한 단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