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월 유동성 보릿고개] 올 회사채 46조 만기폭탄…신용등급 ‘A’이하만 21조

입력 2015-01-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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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3조5000억 ‘발등의 불’…기업 줄도산·금융사 부실 우려

올해 만기 도래하는 무부증 회사채 규모가 약 46조원대에 육박하면서 자금을 마련하려는 한계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신용등급 A급 이하인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만 21조417억원으로 전체의 45% 달해 해당 기업들은 말 그대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연명해 온 동부, 한진, 현대그룹 등 한계 기업들의 자금조달 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큰 고비를 넘기더라도 이 기간 만기가 돌아와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가 24조1500억원으로 집중돼 있어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당국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하는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약 4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41조2000억원보다 11%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이 A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15조2424억원, BBB+ 이하 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6조1748억원에 달해 약 24조1500억원의 회사채가 투기등급 이하 채권으로 분류된다. 만일 이들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이 여의치 못할 경우 대규모의 기업 도산과 금융회사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업황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부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부CNI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총 9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동부하이텍의 최대주주인 동부메탈의 경우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520억원에 달한다. 동부팜한농은 올해 총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그룹과 한진그룹 등도 대규모 회사채 상환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7816억원으로, 기업어음 3000억원을 포함하면 총 1조816억원에 달한다. 한진그룹은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총 1조8950억원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외화채권을 포함해 1조3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한진해운과 한진의 회사채 만기도래 금액은 각각 7000억원, 1600억원 규모다. 특히 2월과 3월에 9850억원, 총 1조원에 달하는 회사채 상환이 집중돼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한계 기업들의 신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희박해 채권단인 은행권이 회사채 상환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개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이들 한계기업들의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영업활동을 통해 부채를 갚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조선과 건설ㆍ해운은 물론이고 철강과 석유화학, 태양광 등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시장에서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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