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로시대’…한국인은 허탈하다

입력 2015-01-20 09:32 수정 2015-01-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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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물가상승률 0%대, 실질금리 0%대, 실질임금 상승률 0%대 등 ‘제로시대’를 사는 우리네 모습은 어떠할까.

올해 실제 물가상승률이 0%대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까지 3년째 1%대 초반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수요부진 고조와 국제유가 급락까지 덮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가 1.9%(담뱃값 인상 포함)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 등은 담뱃세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재화의 가격이 싸지면 통상 가계 장바구니 시름이 줄게 된다.

실질 예금금리(명목 예금금리-물가상승률)도 0%대다. 금리가 낮으면 일반적으로 이자비용이 줄고 자금을 손쉽게 빌릴 수 있어 금전적 여유가 커진다. 한은에 따르면 잔액 기준 은행 총수신 평균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은 작년 3월부터 11월 현재까지 9개월째 0%대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이자소득세(14%), 주민세(1.4%)를 반영하면 실질 예금금리는 마이너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12년 7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로 하향조정을 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내려 올해 1월 현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로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0%대의 저물가와 저금리는 가계 씀씀이를 원활하게 한다. 이는 민간소비와 내수를 진작시킨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거나 상회하기도 했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왜일까. 전문가들은 명목임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이 0%대로 정체된 것을 주원인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한은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295만800원으로 전년동기비 고작 0.08% 증가했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2013년 2분기 3.4%를 기록한 이후 줄곧 축소되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실질임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정체 상태로 ‘임금없는 성장’ 현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가계로 흘러가는 돈이 줄게 되면서 국민의 지갑이 얇아졌고, 소비-투자-생산으로 이어지는 경제선순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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