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말정산에 ‘세금폭탄’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여야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연말정산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여야는 벌써 올해 세법개정에서 항목조정, 세액공제율 상향 등을 각각 검토하겠다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번 연말정산엔 소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여야는 당장 2월 임시회부터 현 연말정산 제도의 문제점과 세법 개정 방향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연말정산 파동이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현 연말정산 방식으로의 세법개정을 주도한 정부와 여당에겐 담뱃세 인상 등에 이어 이번 연말정산 파동이 4월 재보선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론은 정부여당이 그간 ‘증세 없는 복지’라는 거짓말을 해왔고, 이번 연말정산을 두고도 “고소득자의 부담은 늘고 저소득자 부담은 줄였을 뿐, 증세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데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에 정부여당은 21일 연말정산 보완책 마련을 위한 긴급 당정협의를 갖기로 했다. 일단은 다시 세법을 바꿔 다자녀 가구 세제 혜택을 2013년 세법 개정 전으로 되돌리고, 출생공제를 재도입하는 등 주로 항목조정과 공제수준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정부여당의 세법 개정안에 합의해준 야당도 고심 중이다. 야당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로의 전환이 방향성에 있어선 옳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직장인의 유리지갑만 턴다’는 원성을 타고 기업의 법인세율을 이명박정부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적극 밀어붙일 태세다. 다만 새누리당에선 세액공제율 상향에 대해 “현재 근로소득자의 40% 이상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데 면세자가 더 늘게 되고, 최대 수조원의 세수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