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중공업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3개 사업본부의 분사를 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별도의 법인 설립을 통해 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9일 권오갑 사장 등이 참석한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같은 방안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회사 분할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폭넓게 논의되고 있다”고 분사를 시사했다.
현대중공업은 분사가 논의되는 3개 사업본부를 포함해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모두 6개 사업본부로 이뤄져 있다. 해양본부와 플랜트본부는 지난해까지 별도의 사업본부로 이뤄져 있었으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통합했다.
현대중공업이 사업본부 분사를 생산직의 구조조정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3개 사업본부는 전체 정규직의 18%인 총 47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70~80%는 생산직인 만큼, 분사를 통해 사업 규모가 줄어 들면 이중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분사 검토는 돈 안되는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생산직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현재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회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사업본부 분사와 같은 구체적인 사항들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권 사장은 올 들어 현대중공업의 조직 개편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일 해양본부와 플랜트본부의 통합에 이어, 나흘 뒤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 AS조직을 합쳤다. 통합 그룹선박AS센터는 현재 별도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 투자자 300명에게 공개하는 종목의 속살 이투데이 스탁프리미엄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