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 출범 10년, “대안 아닌 대세로 확고한 자리 매김”

입력 2015-01-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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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취항 초기 그저 사업규모가 적은 영세한 항공사쯤으로 인식됐으나, 지난 10년간 원가절감 노력과 혁신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LCC는 이제 항공시장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21일 ‘LCC 출범 10주년’ 자료를 통해 LCC 출범 전 선택권 없이 독과점의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던 항공 소비자는 이제 시장의 주체가 됐다고 평했다.

경쟁의 효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결과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행객 수는 2005년 3561만1971명에서 지난해 6018만8157명으로 늘어났고,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객객 수가 1996년 3391만2219명에서 LCC 출범 직전인 2004년 3600만3374명이 되기까지 연평균 0.7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8배 정도의 높은 성장률이다.

과거 2개 대형 항공사가 제한적인 경쟁을 펼치며 사실상 시장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LCC가 출범하면서 완전경쟁을 유도했고 운임인하를 비롯한 서비스 경쟁은 여행심리 확산과 맞물리며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제주항공은 설명했다.

특히 LCC의 성장은 시장구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2005년과 2006년 각각 0.2%와 2.2%에 불과했던 수송실적 기준 LCC의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51.2%까지 성장했다. 국제선도 제주항공이 처음 운항을 시작한 2008년 0.05%에 불과했던 비중은 작년 말 11.5%까지 늘었다.

시장진입 초기 신생항공사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존립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이제는 안정과 기대로 바뀌어 LCC는 선택 가능한 대안이 아니라 시장의 대세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 제주항공 등 5개 국적 LCC는 올해도 공격적인 기단 확대와 이에 따른 신규노선 확대가 예상돼 국내선 점유율이 55%를 넘어 60%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LCC의 급속성장은 고용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항공사와 협력사를 포함한 항공운송업 관련 사업체 종사자 수는 2005년 1만4891명에서 마지막 통계가 작성된 2012년 2만6828명으로 80% 증가했다. LCC의 성장이 신규채용이라는 점에서 고용창출에 크게 이바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CC는 지난 10년간 단 한 명의 인명사고 없이 고공비행하며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극복했다. 운항 초기 지연과 결항이 발생했을 때 대체 항공편 투입에 한계가 있어 소비자 불편이 컸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LCC들이 10대 이상의 기단을 확보해 이 같은 불편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하지만 5개 국적 LCC는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FSC는 점점 좁아지는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고 실적 개선 차원에서 LCC 자회사 추가설립을 시도하고 있고, 지역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LCC 설립도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에어아시아 등 외국계 LCC들도 한국법인 설립을 통해 우리나라 하늘길을 차지하기 위해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밑돌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포함하면 시장 지배력은 약 70%까지 늘어난다”면서 “형식적으로는 다원화된 시장구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기존항공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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