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2013년 매출액 기준 국내 150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3억1448만원으로, 직원 한 명이 받은 평균 보수액 4500만원보다 7배 높았다고 밝혔다.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의 등기임원과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격차는 13.3배였다. 등기임원 및 직원 간 1인당 평균 보수 격차가 큰 기업은 SK이노베이션(70.4배), 오리온(68.7배), 삼성전자(65.9배), 현대백화점(63.5배), SK(55.7배), 메리츠화재(55.5배), 코데즈컴바인(49.6배), 이마트(54.9배), SK C&C(47.2배), 에이블씨엔씨(45.5배) 등 순이었다. 이 중 오리온은 6명의 등기임원 보수 총액(129억4900만원) 중 75.4%가 오너 일가인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 부부가 챙겼다. 현재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오리온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나 미등기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1500대 기업 중 직원 보수 총액 대비 등기임원 보수 총액이 가장 낮은 기업은 ‘기업은행’이다.
절대 금액 순으로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의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5억 8900만원이었다. 2위는 SK(50억 2150만원), 3위 SK이노베이션(47억 2988만원), 현대백화점(33억 7433만원), SK C&C(31억 8033만원), 메리츠화재(27억 9555만원), 삼성물산(25억 3566만원), 삼성중공업(24억 900만원), 오리온(23억 9100만원), SKC(23억 8133만원) 순으로 높았다.
오일선 소장은 “단순 절대 금액으로 따졌을 때 삼성전자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이 1500대 기업 중 가장 높지만, 매출액 대비 0.017%(1,495위), 영업이익 대비 0.121%(1,479위) 수준으로 지급돼 보수가 과도하게 지급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경우 등기임원과 직원 간 1인당 보수액이 66배 정도 차이 난 것은 성과 대비 직원에게 돌아가는 보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과 비교해 등기임원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이 5% 미만인 기업이 427개사(28.5%)로 가장 많았지만,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이 등기임원에게 돌아간 기업도 39개사(2.6%)나 있었다.
오 소장은 "1500대 기업 중 5억원 보수 의무 공개 조항과 상관없이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자발적으로 전부 공개한 기업도 30여곳에 달했다"면서 "향후 등기임원 보수 공개는 금액에 제한없이 등기임원 전체와 미등기임원 중 오너 일가 개인별 보수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1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과 직원 간 1인당 보수가 15배 이상 차이 나는 기업은 109개사(7.3%)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795개사(53.0%)는 5배 미만으로 가장 많았다. 5배~10배 미만 기업도 470개사(31.3%)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오 소장은 "등기임원이 직원보다 15배 이상 받아가면 '과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