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바주카포 쐈다…한국경제 긍정 영향

입력 2015-01-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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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매월 600억 유로를 공급하는 전면적 양적완화(QE) 보따리를 풀면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일단 정부는 ECB의 이번 조치로 유로존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을 우려해 대응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유로존 자금의 급속한 국내 시장 유입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22일(현지시간) 미국식의 전격적인 양적완화를 결정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디플레이션과 함께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평균실업률은 지난해 11월 11.5%를 기록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에 비해 0.2% 성장하는 데 그쳤고, 12월 물가는 0.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시장이 기대했던 QE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유로존의 침체도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토드 로웬스타인 하이마크캐피털매니지먼트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CB가 마침내 테이블에 나서면서 후광효과가 시장에 퍼졌다”며 “투자자들 사이에는 유럽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슈퍼 마리오’가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가 마침내 바주카포를 쐈다”며 “딜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ECB의 전면적인 양적완화는 한국경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번 양적완화 조치는 유로존의 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여파를 미쳐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송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ECB가 양적완화에 나서 유로존의 성장이 촉진되면 세계경제에 기본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기재부 관계자도 “이번 ECB 조치로 미국에 이어 유럽경제까지 회복세가 강해지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로화 약세가 초래될 경우 유럽 현지에 공장이 있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로존에 풀린 자금이 국내에 급격히 유입됐다 빠져나갈 경우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자금 유입이 원화강세로 이어질 경우 수출기업에 추가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 중 상당수가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자금이 급작스럽게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균 건국대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도 “유럽에서 풀린 돈이 한국으로 투자되면서 원화 강세를 이끌고 수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 경우 외환 당국이 원·엔 환율을 100엔당 91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부총리도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신흥국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에 자본유출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상황에 따라 자본유입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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