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국내 대중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제작자로서 전면에 등장했다.
방송, 가요, 영화 등 전반에 걸쳐 40대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신원호 PD, 나영석 PD, 김태호 PD, 이우정 작가 등 1975년생에서 1967년생까지 속속 포진한 이들이 대중문화를 선도하며 두드러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시리즈부터 ‘삼시세끼’까지 연일 흥행 대박을 터뜨리는 나영석 PD, 독보적인 예능 포맷으로 탄탄한 지지를 얻은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40대 초반에 들어섰다. 지상파에서 JTBC와 tvN으로 옮겨와 후배 PD들의 돈독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여운혁 CP와 이명한 본부장 등도 40대 중후반이다.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1990년대 복고 바람을 불러일으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94학번, 40대다. 또 ‘미생’의 김원석 PD,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PD 역시 40대로, 독보적인 연출력을 평가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충무로에서도 40대가 막강하다. 영화 ‘해무’,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명량’의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장진 감독, 류승완 감독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거나 영화계 남다른 족적을 남겨온 이들이다.
이뿐만 아니다. 가요계 역시 40대가 손꼽히는 활약으로 주름잡고 있다. 프로듀서 양현석·박진영, 작곡가 윤일상·주영훈 등이 대표적인 40대 대중가요 콘텐츠 제작자다.
이처럼 반향을 일으키고, 대중문화의 주요한 흐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40대 콘텐츠 제작자들이 눈에 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늘의 40대가 20대를 보낸 1990년대 당시 사회적 또는 문화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신원호, 나영석, 김태호 PD 등한테 기본적으로 1990년대 대중문화 정서가 깔려 있다. 1990년대는 오늘날과도 연결고리가 많다. 1980년대와 달리, 인터넷 등 미디어 환경이 격변했고, IMF 등 경제 이슈로 사회 전반이 움직였다. 양극화, 청년실업의 문제 등을 겪었다. ‘무한도전-토토가’, ‘삼시세끼’, ‘응답하라’ 시리즈 등 역시 이러한 특징을 이해하지 못 한다면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뮤지컬해븐 박용호 대표는 “대중사회로 본격화한 1990년대는 문화의 황금기이자,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 끝자락 시기였다. 40대가 문화적으로 축복받은 세대인 건 사실이다. 아날로그 세대와 교감하며 그 기억을 갖고 있는 유일한 세대다. 엄연히 현재 20대나 30대 초반들 세대와 다른 점이다. 디지털 시대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40대가 업계 주역이라는 건 시사점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