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선서 시리자 압승…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 고조

입력 2015-01-26 07:59 수정 2015-01-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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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시리자 당수, 최연소 총리 오르게 돼…트로이카와 충돌 예상·디폴트 우려 고조

▲25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가 이날 투표하고 나오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그리스에서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결과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전망이다.

그리스 내각부는 이날 투표 집계가 50.2% 진행된 가운데 시리자가 35.9%의 지지율로 148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현 집권여당인 신민당이 28.3%로 2위를 차지했고,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이 6.4%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중도 성향의 신생정당인 포타미(5.8%), 5위는 공산당(5.4%)이 각각 차지했다. 사회당(Pasok)이 4.8%, 그리스독립당이 4.7%를 각각 얻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전 총리가 창당한 신생 중도좌파 정당인 민주사회주의운동(MDS)은 2.5%에 그쳤다.

그리스 총선에서 정당들은 최소 3% 지지율을 얻어야 의회 입성이 가능하다. 과반을 확보하려면 최소 151석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리자는 포타미나 사회당 등과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자의 승리가 확정되면 그리스 현대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급진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알렉시스 치프라스(40) 시리자 당수는 역대 최연소 총리에 오르게 된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현 그리스 총리는 이날 패배를 인정하면서 “나는 재앙의 절벽 끝에 서있던 2012년 그리스를 물려받아 위기를 끝내고 성장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며 “재정적자가 없는 상태로 후임자에게 정부를 물려줄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치프라스 당수는 “그리스 사람들이 새 역사를 썼다. 재벌과 엘리트들을 무찔렀다”며 “구제금융 합의는 그리스를 끝으로 치닫게 했다. 우리는 채무 관련 재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시리자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인 ‘그렉시트(Grexit)’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채무탕감을 요구하고 있어 대외채권단인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당장 트로이카는 오는 2월 말 만료되는 2400억 유로(약 293조원) 규모 구제금융 연장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만일 시리자와 트로이카의 갈등으로 금융지원이 연장되지 않으면 그리스 정부는 늦어도 오는 7월에 자금이 고갈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6일, EU 재무장관들이 27일 각각 모여 그리스 문제를 논의한다.

그리스 불안에 유로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1115달러로 지난 2003년 9월 이후 11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으며 호주 외환시장에서 26일 오전 9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44% 하락한 1.11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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