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뒀지만,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시리자가 채권단을 상대로 부채 탕감을 추진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겠지만, 이는 이미 예상됐던 악재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그리스 주식시장의 급락에도 그리스 악재는 글로벌 시장에는 충분히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대니얼 머레이 EFG애셋매니지먼트 리서치 부문 헤드는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그리스의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리스에는 긴축에 대한 강한 반감이 존재하고 있지만, 시리자는 그동안 강경 입장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 역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가 발생하더라도, 유로존의 상황은 재정위기 당시인 지난 2012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위기를 주도했던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스페인 역시 재정 건전성이 안정됐으며 경제 역시 호전됐다고 CNBC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자의 연립정부 구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총선 승리로 총리를 맡게 된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이날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캄메노스 당수와 만나 연정 구성을 논의했다.
치프라스 대표는 또 포타미의 스타브로스 테오도라키스 당수와 회동하는 등 빠르면 이날 내각 인선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리자는 장관직 19명 가운데 10명을 진출시킬 것으로 보이며, 논의에 따라 시리자 측 장관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일 총선 결과 시리자는 전체 300의석 중 과반에 2석 모자라는 149석을 얻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유로존에서는 그리스의 부채 탕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ECB의 최대 지분국인 독일 역시 그리스의 부채를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새 정부는 국제 채권국에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전 정부가 지속한 경제회생 대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ECB와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부터 지난 2010년 이후 2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독일이 이 중 750억 유로의 자금을 부담했다.
이날 그리스 아테네증시 ASE지수는 장 초반 8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를 나타낸 뒤 오후 들어 낙폭을 3% 내외로 줄였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달러당 오전장에서 1.11달러선 붕괴를 앞두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1% 이상 반등하며 1.1263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