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수적석천(水滴石穿)’의 마음으로

입력 2015-01-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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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마다 내실이 쌓이고 더욱 발전하는 해가 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더욱이 올해는 우리 회사가 경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해이기도 하다. 국내 전력 수요의 30%를 담당하는 발전회사이자 세계 3위의 원자력회사로 세계로, 그리고 미래로 뻗어나가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원전산업이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지역 경제의 한 축이자 삶의 터전이 될 것인가를 늘 고민해 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노장 슈르센 마을의 중심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센강의 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데, 더워진 냉각수를 식혀 재사용하고, 남은 물은 센강으로 흘려보낸다. 파리 시민들은 이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평이 없을 정도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원자력발전소를 지역 경제의 한 축이자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 원전산업도 프랑스처럼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해 본다.

그런 뜻에서 회사의 핵심가치를 정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안전(Ultimate Safety)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기술(Technology)이 있어야 하고, 정신적으로는 확고한 윤리의식으로 무장하고 정도경영(Timeless Integrity)을 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정도경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가 서로 존중(Respect)해야만 한다. 이와 더불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함으로써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렇듯 기술과 존중, 안전, 사회적 책임, 정도경영 등 5대 가치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 나온 단어가 ‘TRUST’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결연한 각오까지 담겨 있다.

우선 주어진 책무인 원자력 안전을 위해 더욱 힘을 쏟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리고 글로벌 최고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자 한다. 드넓은 해외 원전 시장의 주역으로 발돋움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꿈꾼다. 지금 짓고 있는 UAE 원전의 성공적 건설을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준공 후 운영지원사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핀란드 원전 수주와 베트남 원전 사업 등 해외 진출에도 총력을 모을 생각이다.

수력 발전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추진코자 한다.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소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수력 성능개선사업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박차를 가해 선도적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공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첫째 경제, 둘째 국방의 안보, 세 번째 백성의 신뢰를 꼽았다. 부득이 한 가지를 빼야 한다면 국방의 안보를, 또 하나를 빼야 한다면 경제를 꼽았다. 그 이유는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신뢰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다. 우리 회사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림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경영화두를 물방울이 돌에 떨어져 마침내 구멍을 낸다는 수적석천(水滴石穿)으로 정한 것도 그런 뜻이다. 물방울이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바위에 구멍을 뚫는 정성이면 무슨 일을 못 하겠는가. 한 사람의 힘으로는 못 하는 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할 수 있다. 바위에 구멍을 뚫는 마음과 정성으로 새로워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뜻으로 이 사자성어를 화두로 정했다. 협력업체의 신뢰, 지역주민의 신뢰, 국민의 신뢰 등 신뢰의 바탕 위에서 희망과 변화의 싹을 틔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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