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정보를 활용할 목적 없이 정보공개 청구를 남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문모(46)씨가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 공개 거부 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문씨는 수백 회에 걸쳐 국가기관들을 상대로 다양한 내용의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해서 냈다. 정보공개 거부처분에 대해서는 전국의 각 법원에 취소청구소송을 내 법적 효력을 다퉜다.
문씨는 정보공개 청구를 내고 행정청이 공개결정을 해도 그 내용을 받아보지 않았다. 정보공개 청구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수감 도중 정보공개 청구소송의 변론에 참석하기 위해 90회 이상을 교도소 밖으로 나가 전국 법원에 출석했다. 자유의 몸으로 돌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답답한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문씨는 소송을 반복해 금전적 이득을 보기도 했다. 정보공개 청구를 일단 내고, 행정청이 거부하면 소송을 걸어 승소한 뒤 소송비용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변호인과 일정 금액을 나눴다. 그는 서울남부지검의 2011년 정보공개 결정통지서를 모두 공개하라고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문씨가 수감 중 변론기일에 나서 강제노역을 회피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이러한 정보공개청구는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로써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은 "검찰이 '개인에 관한 정보가 들어가있다'는 것을 근거로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문씨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