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옐런 연준 의장, 올해 최대 과제는 '헬리콥터 벤' 후유증 청산

입력 2015-01-28 14:08 수정 2015-01-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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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이 이번 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옐런 의장은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의 단계적 해소라는 벤 버냉키 전 의장의 계획을 이어받아 충실히 이행해왔으나 올해에는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해야 하는 최대 난제에 직면했다.

연준은 27, 28일 양일간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회의 후 성명에서는 그동안 유지해온 '참을 수 없는'이라는 문구를 다시 넣어 다음 회의가 열리는 3월과 4월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현재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올해 중반에 올릴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인내심"이라는 문구에 대해 적어도 앞으로 두 차례의 FOMC에서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6월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달하려면 3월 17, 18일 회동 후 발표하는 성명에서 이 문구를 변경하거나 삭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판단을 결정하는 것이 미국 경제 상태다. 문구 변경이 가능한 수준까지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할 만한 증거가 있거나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인플레이션 수준이어야 한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이다. FF금리선물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의 정책을 내다보고 거래가 이뤄지는데, 당장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판단해야 할 시기가 임박한 것이다.

FF금리는 현재 0.12%대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선물시장에서의 6월 금리 전망은 0.215%에서 0.165%로 낮아졌다. 즉, 투자자들은 올해 중반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다. FF선물이 상장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6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12%다.

옐런 의장의 고민이 커지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이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개선되는 한편 인플레율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못미치고 저유가 기조 탓에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7일 발표된 경제지표는 옐런 의장에 한층 더 부담을 안겼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이로써 내구재주문은 지난 5개월 중 4개월이 감소, 산업 부문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설상가상, 세계 정세도 불안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다른 중앙은행들이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가 완화 조치를 실시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가 현재 보는 다양한 것들은 제로금리와 일치하는 데이터가 아니다"라며 "정상화 정책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현재의 경제 지표에 따르면 나는(인플레율이 2%를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참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하락이 걱정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은 없다고 생각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옐런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옐런 의장은 연준 부의장과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직에 있을 때보다 중도적 색깔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옐런 의장은 적극적이면서 지속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지지했지만 의장에 취임한 후에는 중도를 표방하고 있다.

어쨌든 올해 옐런 의장의 최대 과제는 전임자인 버냉키 의장이 벌린 사안들을 수습하는 것이다. 특히 금리인상 시기의 결정이다. 버냉키 의장은 2013년 12월 '테이퍼링(채권 매입의 단계적 축소)'을 발표, 옐런 의장은 이를 작년 10월에 완료했다.

III 어소시에이츠의 카림 바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년 만의 금리인상 시기를 시장에 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현재 시장에서 매매하는 사람들의 3분의 1은 금리인상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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