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신병원이 입원 치료를 받던 70대 노인을 17시간 넘게 묶어놓았다가 결국 숨지게 한 사실이 인권위 조사 결과 드러난 가운데, 또 다른 정신병원에서도 보호사가 입원 환자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A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박모(35)씨는 지난해 11월25일 보호사 장모(38)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15일 아침 배식을 하는 장씨에게 밥을 더 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한 박씨가 "저 XX 때문에 이 병원이 발전을 못 해"라고 욕설을 하자 장씨가 식사하던 박씨를 발로 차고 넘어뜨려 목을 누르는 등 폭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권위는 당시 박씨가 구타당하는 모습을 본 다른 환자들이 태연하게 식사를 한 것으로 볼 때, 보호사의 환자 폭행이 일상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호사 장씨를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A정신병원장에게 폭행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과 직원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권고했다.
한편 이 같은 정신보건시설 관련 진정사건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사건은 2011년에는 1337건에서 2012년 1805건으로, 이어 2013년에는 2172건 그리고 지난해에는 2775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체 정신병원 관련 진정 가운데, 가혹·폭력에 관련된 경우가 14.3%로 입원 관련 진정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권위는 정신병원 내 폭행 방지 대책으로 △진정제기 없이도 가능한 방문조사 활성화 △CCTV 보존기간 1개월 이상 의무화 등을 제시했고, 격리·강박과 관련해서는 올해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