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급등 마감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4원 오른 1093.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1.5원 상승한 달러당 1086.0원에 출발한 후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달러매도 물량이 유입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 회의결과가 발표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미국 1월 정례 FOMC 성명서에서는 ‘상당 기간’이 삭제되고 ‘인내심’ 문구는 유지됐다. 또 경기 판단은 개선됐지만 물가 판단이 후퇴했으며 국제 여건까지 감안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에 따라 FOMC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장초반에는 달러화가 제한적 강세를 띠었다. 그러나 이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해석이 부각됐다. 동시에 유로화 약세 압력과 미국의 경제적 자신감 등이 반영되며 달러화는 절상세를 확대했다.
또 전날 싱가포르 중앙은행(MAS)의 전격적인 통화완화 조치도 아시아 통화 약세와 달러화 상승 압력을 지속시켰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한국도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FOMC 해석이 엇갈리긴 했지만 매파적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졌고 엔·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18엔대까지 상승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큰폭으로 올랐다”며 “원·달러 환율은 내일도 1090원대 초반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 전일보다 11.58원 오른 100엔당 930.03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