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로 흥행에 성공한 애플과 갤럭시S5가 부진했으나 제품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작년 한 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WSJ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무승부를 이루고 있다”고 표현했다.
여러 시장조사기관이 집계한 스마트폰 판매 수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은 비등하다.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리서치는 지난해 10~12월 기간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해당 기간동안 745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밝힌 반면, 삼성전자는 7100만~7600만대 범주에서 판매했다고 뭉뚱그린 점을 고려할 때 아이폰 판매량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분석한 것.
그러나 IT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45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카운터포인트의 톰 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마치 과거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경쟁을 연상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추구하는 경영방향은 상반된다. 삼성전자는 무섭게 치고 올라온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저가 시장 선점에 속도를 올리는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인도에 92달러(약 10만원)의 저가폰 ‘삼성 Z1’을 출시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타이젠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분야 영업이익률은 7.5%로 전분기(7.1%)보다는 올랐으나, 1분기(19.85)보다는 큰 폭으로 밑돌았다.
애플은 일반 기업의 4분기에 해당하는 회계 1분기 동안 39.9%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0%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애플의 이 같은 성과는 삼성전자의 대화면 스마트폰 전략을 빌려오면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제작한 것이 주효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막상막하(neck and neck)지만, 서로 다른 소비시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